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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 신선대에서 바람의 언덕까지, 겨울 바다를 따라 걸은 하루의 기록

by hanulnote25 2026. 1. 21.

올해가 시작되고 처음으로 짧은 여행을 떠났다. 멀리 이동하지 않더라도 바다를 가까이에서 바라보며 천천히 걸을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복잡한 계획 대신 조용한 풍경을 선택했고, 그렇게 향한 곳이 거제였다.

가장 먼저 찾은 곳은 신선대 길 전망대였다. 높은 위치에서 내려다본 바다는 생각보다 더 넓고 깊게 펼쳐져 있었고, 햇살을 머금은 색이 또렷하게 반짝였다. 저 멀리 바람의 언덕 방향까지 한눈에 들어오자 오늘 하루의 흐름이 자연스럽게 그려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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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 바람의언덕

 

 

전망대에서 신선대로 이어진 느린 걸음

전망대를 뒤로하고 천천히 아래쪽으로 내려가기 시작했다. 길을 따라 걷는 동안 햇살과 바다가 계속 시선을 붙잡았고, 걸음은 자연스럽게 느려졌다. 산책길에서 만난 강아지에게 인사를 건네는 작은 순간조차 여행처럼 느껴졌다.

내려갈수록 풍경은 더 또렷해졌고, ‘신선이 내려올 만큼 아름답다’는 이름이 괜히 붙은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유리알처럼 맑았던 신선대의 바다

신선대에 가까워질수록 바닷물의 투명함이 선명해졌다. 바닥이 보일 만큼 맑았고, 빛을 머금은 물결은 유리알처럼 반짝였다. 잠시 바라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시간의 흐름이 조용히 느려지는 기분이었다.

넓게 펼쳐진 반석 지형 위에 서 있으니 이곳만의 고요한 분위기가 전해졌다. 낚시를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도 보였는데, 이곳이라면 오래 머물고 싶다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었다. 위험해 보이는 구간에서는 더 내려가지 않고 그 자리에서 충분히 풍경을 바라보았다.

 

숨겨진 협곡처럼 느껴진 깊은 물빛

중간 지점에서 마주한 바다는 유럽의 협곡을 떠올리게 할 만큼 깊고 맑았다.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은 장소처럼 느껴져 더 조용하게 다가왔다. 잠시 앉아 쉬고 싶다는 생각이 들 만큼 차분한 시간이 흐르고 있었다.

 

겨울 같지 않았던 햇살과 바람의 온도

1월 초라는 계절이 믿기지 않을 만큼 햇살은 따뜻했고 걷다 보니 몸이 데워졌다. 하지만 바람이 불어오자 공기가 다시 시원해졌고, 그 변화가 겨울 바다만의 감각처럼 느껴졌다.

 

바람의 언덕으로 이어진 다음 풍경

신선대를 뒤로하고 거제의 대표 명소인 바람의 언덕으로 이동했다. 이곳은 거제 8경 중 하나로 알려진 장소로, 바람과 풍경이 어우러진 모습이 인상적인 곳이었다. 직접 마주한 풍경은 누군가에게 보여 주고 싶을 만큼 조용히 아름다웠다.

도장포 마을 산책로를 따라 걸어가며 바라본 풍경은 방향에 따라 조금씩 다른 모습을 보여 주었다. 그 변화 덕분에 걷는 시간 자체가 여행의 중요한 순간처럼 느껴졌다.

 

이름과 풍차가 만든 상징적인 풍경

지금은 ‘바람의 언덕’이라는 이름이 익숙하지만 처음부터 그렇게 불렸던 것은 아니라고 한다. 2002년 무렵부터 현재의 이름이 사용되기 시작했고, 2009년에 설치된 풍차가 상징이 되면서 이곳의 풍경은 더욱 널리 알려졌다.

언덕 위에 서 있는 풍차를 바라보고 있으면 단순한 조형물을 넘어 이 공간의 시간을 함께 지켜본 존재처럼 느껴졌다. 멈춰 있는 순간조차 겨울 풍경과 잘 어울렸다.

 

푸른 잔디와 곡선의 언덕이 만든 분위기

넓게 누운 듯 이어진 곡선의 언덕과 푸르게 펼쳐진 잔디는 마치 한 장의 그림 같은 장면을 만들고 있었다. 산책로를 따라 천천히 걷는 사람들의 모습까지 더해져 전체 풍경이 더욱 평온하게 느껴졌다.

관광객들이 많은 이유를 직접 와 보니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었다. 어떤 사람들은 이곳을 두고 ‘하나님의 언덕’ 같다고 표현하기도 한다는데, 그 말이 어딘가 낯설지 않게 들렸다.

 

항구 쪽 산책길에서 만난 또 다른 장면

언덕 아래 항구 방향으로는 바다 위로 이어지는 산책길이 조성되어 있었다. 끝 지점에는 조형물이 놓여 있어 많은 사람들이 사진을 남기는 장소가 되고 있었다.

햇빛을 받은 바닷빛이 반짝이는 순간에는 풍경의 분위기가 더욱 또렷해졌다. 잠시 멈춰 바라보는 시간만으로도 충분히 의미 있는 순간처럼 느껴졌다.

 

여행 이후에 남아 있던 조용한 변화

집으로 돌아온 뒤에도 그날의 바람과 빛이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몸이 특별히 달라진 것은 아니었지만, 마음의 속도가 조금 느려진 느낌이 오래 남아 있었다.

복잡한 계획 없이 떠난 하루였지만 그래서 더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았다. 천천히 걷고 잠시 멈춰 바라보는 시간만으로도 충분히 의미 있는 여행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 느끼게 되었다.

 

한 줄 기록: 신선대의 맑은 바다와 바람의 언덕 풍경이 올해의 시작을 조용히 열어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