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근교에서 “숲 냄새가 진짜다” 싶은 곳을 찾는다면, 경기도 가평의 잣향기푸른숲은 한 번쯤 가볼 만한 선택지였습니다. 저는 주말 아침 일찍 출발해 청평역까지 이동한 뒤, 택시로 숲 입구까지 들어갔는데요. 도착하자마자 느껴지는 공기, 소리, 나무 향이 확실히 달랐습니다. 특히 잣나무가 빽빽하게 이어지는 구간에서는 숲이 “풍경”이 아니라 “공간”으로 느껴졌어요.
입장료는 부담 없는 편이라 가볍게 다녀오기 좋았고(요금·감면 기준은 시기/정책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니 방문 전 공식 안내 확인 권장), 무리한 등산이 아니라 산책부터 10km 트레킹까지 체력에 맞게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마음에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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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근교 잣향기푸른숲 가는 법 (제가 이용한 동선)
- 청량리역 → 경춘선(급행) → 청평역 : 약 50분 내외(열차/시간대에 따라 변동)
- 청평역 → 잣향기푸른숲 : 택시로 약 15분 내외(교통 상황에 따라 변동)
버스로도 접근은 가능하지만, 일부 구간은 걸어야 할 수 있어서 일행이 2~3명이라면 택시가 체감상 편했습니다. 저는 왕복 택시비가 비슷한 수준으로 나왔는데, 요금은 시간·교통·경로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니 참고용으로만 봐 주세요.
걷기 코스 추천: 무장애 나눔길 → 피톤치드길
1) 무장애 나눔길: “숲 터널”처럼 시작하기 좋은 구간
가장 먼저 걸은 곳은 무장애 나눔길이었습니다. 데크로드가 잘 갖춰져 있고 경사도 완만해, 유모차나 휠체어 이용자도 부담이 적은 산책로로 알려져 있죠. 실제로 걸어보니 초반부터 키 큰 잣나무들이 양옆으로 정렬되어 있어서, 숲이 길을 감싸는 느낌이 강했습니다. 트레킹이 처음이거나, 동행 중 체력 차이가 있는 경우에도 이 구간만으로 “숲을 다녀왔다”는 만족감이 충분히 생길 것 같았습니다.
2) 피톤치드길: 임도 구간이라 걷기 편하고, 향이 진하게 느껴짐
무장애 나눔길을 지나 임도를 따라 이어지는 피톤치드길로 들어가면, 길 자체가 넓고 평탄해서 리듬이 안정적입니다. 중간중간 쉼터가 있고 안내판도 잘 되어 있어 길을 잃을 걱정이 적었습니다. 저는 10월에 방문했는데, 햇살은 다소 따갑더라도 그늘로 들어서면 온도가 확 내려가서 걷는 내내 크게 지치지 않았습니다.
참고로 피톤치드(Phytoncide)는 나무가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내뿜는 물질로 알려져 있고, 삼림욕과 함께 자주 언급됩니다. (관련 개념/설명은 산림 관련 기관 자료를 참고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출처(개념 참고): 경기도 산림환경연구소
숲 속 포인트: 사방댐 → 전망대 → 화전민 마을
사방댐 구간: 물소리+잣나무가 만들어주는 “쉬는 시간”
피톤치드길에서 사방댐 방향으로 이어 걸으면, 분위기가 한 번 더 바뀝니다. 사방댐(砂防댐)은 산사태나 토석류를 완화하기 위해 계곡에 설치하는 구조물인데, 여기서는 기능적인 시설임에도 주변이 온통 잣나무로 둘러싸여 있어 풍경이 꽤 좋았습니다. 저는 이 구간에서 물소리와 새소리를 듣고 잠시 앉아 쉬었는데, 트레킹 전체에서 가장 마음이 느슨해졌던 순간이었습니다.
전망대: 지금까지 걸어온 길이 한눈에 들어오는 지점
사방댐에서 조금 더 올라가면 전망대로 이어지는 흐름이 나옵니다. 멀리 산 능선이 보이고, 아래로는 잣나무 숲이 펼쳐져 “내가 숲 안에 들어와 있구나”라는 감각이 확실해져요. 사진을 찍기에도 좋지만, 무엇보다 잠깐 숨 고르며 코스를 점검하기 좋은 지점이었습니다.
화전민 마을: 숲 트레킹에 ‘이야기’를 더해주는 공간
다시 내려와 화전민 마을로 향하면, 단순한 걷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지역의 흔적’을 만나는 느낌이 듭니다. 화전민(火田民)은 산비탈을 불태워 밭을 일구고 농사짓던 사람들을 뜻하는데, 이곳에는 귀틀집·너와집 등이 복원되어 있어 짧게 둘러보기 좋았습니다. 다만 계절/운영 방침에 따라 일부 구간이 제한될 수 있으니, 방문 전 운영 여부는 확인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힐링센터·축령백림관: 마무리를 단단하게 해주는 코스
화전민 마을에서 내려오면 힐링센터와 축령백림관처럼 잠깐 들러 쉬거나 전시를 볼 수 있는 공간이 있습니다. 저는 시간이 넉넉하진 않아 길게 머물진 못했지만, 트레킹 후 정리하는 느낌으로 둘러보기 좋았습니다. 특히 축령백림관에서는 잣과 숲에 대한 설명이 정리되어 있어, “그냥 예쁜 숲”에서 “이 숲이 왜 특별한지”까지 이해가 확장되는 기분이 들었어요.
제가 걸은 코스와 소요 시간 (체력별 추천)
- 전체 코스(제 기준): 약 10km 내외 / 휴식 포함 약 4시간
- 가볍게 힐링: 무장애 나눔길 위주(산책 느낌)
- 적당히 땀내기: 무장애 나눔길 + 피톤치드길 일부
- 만족도 크게: 사방댐·전망대까지 포함(중간중간 휴식 필수)
연세가 있거나 오랜만에 걷는 분이라면 “전 구간 완주”보다, 좋은 구간만 골라 걷는 방식이 만족도가 더 높을 수 있습니다. 실제로 숲길은 ‘얼마나 많이 걸었는지’보다 ‘어떤 속도로 느꼈는지’가 기억에 남더라고요.
트레킹 팁 (가평 숲길에서 실제로 도움 됐던 것들)
- 신발: 운동화도 가능하지만, 미끄럼 방지 좋은 신발이면 더 편함
- 물/간식: 길이 편해도 2~3시간 지나면 체감이 달라짐(물은 꼭)
- 옷차림: 그늘이 많아 체감 온도가 낮을 수 있음(겉옷 추천)
- 페이스: “숨이 차지 않을 정도”로 걷는 게 숲을 더 오래 즐기는 방법
- 사진/기록: 전망대·사방댐 주변은 짧게 찍어도 결과가 잘 나오는 구간
여행을 마치며
잣향기푸른숲 트레킹의 가장 큰 장점은, “크게 애쓰지 않아도” 숲이 주는 감각을 충분히 누릴 수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데크로드와 임도 중심 구간이 많아 걷기 부담이 상대적으로 낮고, 숲이 밀도 있게 이어져서 ‘삼림욕’이라는 표현이 과장처럼 느껴지지 않았어요. 서울 근교에서 하루 반나절, 혹은 하루 일정으로 자연 속 리셋을 하고 싶다면 부담 없이 다녀오기 좋았습니다.